2019년 12월 3일 화요일
31주년 결혼 기념일.
바람이 추웠다.
쌀쌀한 날씨다.
비온 후가 되어 그런지 춥다.
가게는 아침만 바쁘고 오전과 오후는 그럭저럭 넘어가는데
오늘은 우리의 생일이다.
함께 삶을 나눈 첫날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기억해주고 말하고 했는데
선물도 그렇고 사는 것도 그렇고 해서
뭘할까 했다.
식사를 하자니 할매가 걸리고 해서
내가 하기로 했다.
아내는 볶음밥을 한다는데 내가 하기로 했다.
메뉴는 파스타.
간단하다 .
연어는 페케지를 사오고 새우는 녹히고 국수는 삶고...
밖에 캠핑 버너를 피워 연어와 새우를 요리하고
아내는 국수를 삶아 주고...
거기에 크램차우더 소스를 덥히며 치즈를 넣고
허브를 넣으면 끝.
간단 하면서도 맛은 정말 죽인다.
나를 바꿔준 사람.
내 인생을 새롭게 꾸며준 사람.
나를 철들게 하고 나의 인생이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도록
후회 없도록 만들어 주고 지켜주며 애간장이 달토록 힘들어도
부드러운 말과 눈길로 나를 바라본 내 사람.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
젓도 피부도 거시기도 ....
그래도 난 예쁘기만 하다.
누가 뭐래도 하나님 보다 살아 있는 내가 먼저라고 말한 내 아내...
잘난 요리에 감동 먹고 와인 한잔 하며 지나가는 이 하루가
정말 한순간 일지라도 오래 기억하며 고마운 시간으로 남았으면 한다.
일류 요리는 아니라도 맛은 천상의 맛이며
분위기는 어느 멋진 곳의 어색함 보다는 그저 밋밋해도
낡은 테이블 위의 촛불과 음식이 너무 편안함을 주는
우리 집이 너무 좋다.
그리고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내딸.
고맙습니다.
이렇게 우린 31년이란 세월을 함께하며
남은 시간도 이렇게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얼마나 남았을까....
남아 있는 그만큼만 즐기고 사랑하자.
그만큼만 ...
지금처럼...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는 지나기다.
축하합니다.
민진씨....
사랑합니다.
민진씨....
지금 처럼만 삽시다.
지나기와 함께.....
1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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