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살다보면 어느새...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인간세계에도 그러하다.
봄에 만물들이 어머니에 자궁에서 잉태하여 싱그러움을 발산하는
여름이 오고 시간이 지나면 푸르던 초록의 색깔들도
이처럼 퇴색되지만 그나름대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다 이처첨 앙상한 가지만 남아 누구의 시처럼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기만 기다리는건 아닐까...
 내게 처음 올때는 삐쩍마른 처녀였는데..
시집와서 통통하진 않아도 보기좋은 여인이
지금은 세월에 파뭍혀 서리도 내리고
병상에 누운 모습이 그저 애닳다.
과연 아내는 무엇을 생각하는걸까....
 꼬박 하루를 넘게 물도 못마셔 비틀거리는 아내를 위해
없는 솜씨에 그저 정성만 더했다.
솜씨가 좋았으면...
항상 아내가 몸져누우면 장모는 밖으로 나간다.
식당에 가서 뭐라도 요기거리를 사러...
그것보다 손수 만든걸 원하는데 그런걸 모른다.
생각은 있어도 말로만.
마음은 있어도 침묵으로만.
뜻은 있어도 너무나 무지하기에 그져 답답할뿐...
식당으로 나간사이에 강생이 똥누이러 나갔다가
산보를 조금 길게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지는 석양이 노을에 물들어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갖는데
문득 아내가 한말이 떠오른다.
멋지게 늙자고...
지금부터라도 조금만 아파하고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멋지게 살다가자.
먼훗날 당신을 다시 만난다면 좋으련만
기약없는 약속에
지금의 당신과 나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것을
당신에게 보여주리라....                                                 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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