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등산로가 있을 줄이야....
산에 물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는 아내..
저 산을 넘어야 한다.
저 산을 ...
물소리와 바람 그리고 푸르름이 새롯이 인사하는 이곳.
서서히 시작된 경사로와 돌맹이들...
얼굴이?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새벽 세시에 잠이 깨어 무한한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 거렸다.
아무것도 아닌 삶에 난 어떤 의미를 두는건 아닌지....
내 작은 마음으론 큰것을 탐하진 않기에 갈등이 심했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럴수도 있는데...
허지만 작은 마음이 큰 마음을 내고
작은 사랑이 큰 사랑을 이룰수 있다고 믿는 나이기에
사소한것도 때로는 문제가 되었다.
망설임의 시간.
산에를 갈까/ 말까,,,,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어느덧 6시.
허지만 아내는 그시간 까지도 잠에 푹빠저 있다가
예민한 성격의 아내는 화들짝 잠이 깼다.
삐뚜름한 나의성격에 꽈리를 틀며 파토를 내겠다하고
아내는 웃기고 있네 하는 얼굴로 지 할일을 해내고 있었다.
어쨋든 산행의 시간 .
난 무언과 무행을 택했고 아내는 똑같은 일상이지만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힘든 언덕을 오르고 돌을 차고 오르며
물을 건너 뛰면서도
내가 왜 이곳에서 이렇게 고행을 ? 하며
무엇인가 내려 놓으려 하고
무엇인가를 얻으려 갈망하는지 걸으며 생각했다.
결론은 내려 놓을 것도 없고 지고 갈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내 얼굴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왜?
내 자신이 헷갈리기 시작하고 실타래가 여기저기서 얽혀 있단 느낌이 들었다.
풀다가 못풀면 끊어 버리는 나이기에
별로 어렵지도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식사가 끝날무렵 조를 만나고
나역시 하산할 준비를 해야 했다.
허나 끝이 없었다.
나의 공허하고 민망할 정도로 텅빈 생각에 나의 아집과 기만으로 채워있었기에
난 내려오면서도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했다.
집에 와서도 마무리는 똑같은 씨츄웨이션....
그렇게 하루가 지난 오늘 월요일.
아내는 변한게 없다.
그저 겁이 많고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는 것.
많은걸 알지만 그래도 날 서방이라고 믿기에( 믿지도 않으면서...)
알고도 않하고 모르고도 않하고
그져 나에게 미루는 말썽쟁이일 뿐이다.
지가 변하지 않겠다는데....
산같이....
내가 어쩌겠는가...
산이 거기에 우뚝서서 변하지 않고 그자리에 있느데....
결국 내가 졌다.
아내의 막연함은 편안함으로...
아내의 심플함은 단순함으로,,,
아내의 엉뚱함은 사랑으로...
아내의 기다림은 그려려니로 ....
그렇게 나의 생각이 조금씩 바뀐건
아마도 산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
산은 내게 어떤 존재일까....
아버지도 산 같으셨는데...
세상에 내 아버지 보다 더 높은 산은 없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모르겠다.
허나 산은 나를 변하게 한다.
산 밑에는 봄의 초록이 확연하지만
산 꼭대기엔 아직도 겨울의 여운이 여전하다.
허지만 조만간 온산이 다 봄의 기운으로 가득할걸 난 안다.
지나기에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지나기도 작은 산이기에.....ㅎㅎㅎ 4/28/14